
상담실에서 만난 그분의 이야기
몇 달 전, 한 40대 후반의 남성분이 저를 찾아왔습니다. 명함에는 ‘영업 이사’라고 적혀 있었지만, 악수하는 손이 떨리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머뭇거리다가 꺼낸 말이 “사실 올해 초에 희망퇴직을 했어요. 근데 이 나이에 다시 취직이 될까요?”였습니다. 그분은 30년 가까이 한 회사에서만 일했고, 이력서를 써본 적도 없었습니다. 재취업 준비를 시작했지만, 서류에서 번번이 떨어지고 나서는 ‘내가 뭘 잘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그분과 두 달간 이력서를 다시 쓰고, 모의 면접을 하면서 함께 일했습니다. 결국 그분은 중소기업의 영업 팀장으로 재취업에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제가 계속 듣던 말이 있었습니다. “제 희망사항은 말이죠…”라고 시작하는 문장들이었습니다. “희망사항은 안정적인 직장이에요”라거나 “희망사항은 팀원들이 저를 믿어주는 거예요” 같은 식이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되물었습니다. “그 희망사항을 위해서 지금 무엇을 하고 계세요?” 그러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빈 종이를 바라보는 표정이 되었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과 그것을 향해 움직이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일입니다. 그분은 나중에 저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희망사항을 글로 쓰면서 처음으로 제가 뭘 원하는지 알게 됐어요.” 그 말이 이 글을 쓰게 된 계기입니다.
희망사항은 왜 ‘바람’에 그치는가
희망사항이라는 단어는 참 애매합니다. ‘희망’이라는 순수한 감정과 ‘사항’이라는 구체적인 조건이 결합되어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희망사항을 말할 때는 대부분 추상적입니다. “연봉이 올랐으면 좋겠다”,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여유로운 생활을 하고 싶다” 같은 표현은 소원 빌기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이런 희망사항이 뇌에서 ‘바람’으로 분류된다는 점입니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기한이 있는 반면, ‘바람’은 그런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바람은 행동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이번 주는 운동해야지’라고 다짐해도, 수요일이 되면 까맣게 잊어버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희망사항은 뇌에게 ‘언젠가 이루어지면 좋은 것’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오늘 해야 할 일과 연결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희망사항은 마음속에 남아 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후회로 변합니다. 저는 상담할 때마다 이 점을 강조합니다. “당신의 희망사항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을 때, 답변이 30초 안에 나오고 그 안에 숫자나 날짜가 들어간다면 그것은 이미 목표입니다. 하지만 “음… 글쎄요…”라는 말이 먼저 나온다면, 아직 희망사항은 바람에 머물러 있는 것입니다. 물론 모든 희망사항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인생에는 그냥 바라고만 있어도 되는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인생의 방향을 바꿀 중요한 것이라면, 희망사항에 날개를 달아줄 필요가 있습니다.
말로 꺼낸 희망사항은 이미 절반
몇 년 전, 한 스타트업 대표분과 점심을 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분은 매출이 정체된 지 1년이 넘었다고 했습니다.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인데, 팀원들이 반대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그럼 그 희망사항을 팀원들에게 말해본 적이 있나요?”라고 물었습니다. 대표님은 잠시 고민하더니 “솔직히 말하면, 팀원들이 무시할까 봐 말을 아꼈어요”라고 답했습니다. 저는 그 말을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희망사항을 혼자만 간직하면 그것은 환상에 가깝습니다. 말로 꺼내는 순간, 상대방의 반응을 통해 현실을 점검할 수 있고, 때로는 더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합니다. 실제로 그 대표님은 다음 주에 팀 회의에서 자신의 희망사항을 솔직하게 이야기했고, 팀원들은 생각보다 훨씬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오히려 한 팀원이 “그걸 왜 이제 말씀하셨어요? 저희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라고 말했다고 합니다. 그 이후로 프로젝트는 빠르게 진행되었고, 6개월 뒤에 새로운 서비스가 출시되었습니다. 물론 모든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직장 상사에게 “제 희망사항은 승진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상황에 따라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동료나 멘토에게는 충분히 말할 수 있습니다. 말로 꺼내는 행위 자체가 희망사항을 구체화하고, 주변의 지지를 얻는 첫걸음이 됩니다. 저는 이걸 ‘희망사항의 사회화’라고 부릅니다. 혼자서는 흔들리기 쉬운 마음이, 말을 꺼내는 순간 단단해집니다.
희망사항을 목표로 바꾸는 세 가지 질문
상담을 하다 보면 ‘희망사항을 어떻게 목표로 바꾸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할 때마다 세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것입니다. 첫째, ‘언제까지?’입니다. “연봉을 올리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3년 안에 연봉 20% 인상”으로 바꿉니다. 기한이 없으면 희망사항은 영원히 희망사항으로 남습니다. 둘째, ‘어떻게?’입니다. “건강해지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매주 3회, 30분씩 유산소 운동”으로 바꿉니다. 방법이 구체적일수록 실행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셋째,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나?’입니다. “창업을 하고 싶다”는 희망사항을 “이번 주말에 사업계획서 초안을 쓰기”로 바꿉니다. 이 세 가지 질문을 통과하면 희망사항은 더 이상 막연한 바람이 아니라, 내일 아침에 시작할 수 있는 행동이 됩니다. 저는 이 과정을 ‘희망사항의 구체화’라고 부릅니다. 실제로 이 방법을 실천한 분들 중에는 1년 안에 이직에 성공한 분, 6개월 만에 부업으로 월 50만 원을 버는 분도 있었습니다. 물론 모든 희망사항이 이렇게 변환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세계 평화” 같은 희망사항은 개인의 목표로 바꾸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희망사항 페이스글로브 인생과 직결된 희망사항이라면, 이 세 가지 질문은 훌륭한 출발점이 됩니다. 다음에 희망사항을 말할 기회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세 가지 질문을 떠올려보세요. 그러면 희망사항이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진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사항을 기록하는 힘
작년에 한 30대 여성분이 상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분은 “희망사항이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분에게 “지금 떠오르는 희망사항을 모두 종이에 적어보세요. 10개 이상이면 좋겠어요”라고 제안했습니다. 그분은 15개를 적었습니다. “결혼하고 싶다”, “승진하고 싶다”, “여행을 가고 싶다”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종이에 적고 나서 보니, 그중에는 서로 충돌하는 희망사항도 있었습니다. “일을 줄이고 싶다”와 “승진하고 싶다”가 동시에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기록을 해보면 희망사항의 우선순위와 모순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분과 함께 희망사항을 세 가지 범주로 나눴습니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 ‘3년 안에 이루고 싶은 것’, ‘언젠가 이루고 싶은 것’으로 말입니다. 그러자 그분은 “승진”을 3년 안에 이루고 싶은 것으로, “여행”을 언젠가 이루고 싶은 것으로 분류했습니다. 그리고 https://www.thefreedictionary.com/희망사항 페이스글로브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것으로는 “건강한 식습관”을 선택했습니다. 기록은 희망사항을 정리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입니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희망사항은 안개와 같지만, 종이 위에 적으면 형태가 생깁니다. 그리고 형태가 생기면 다룰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이 방법을 ‘희망사항의 목록화’라고 부릅니다. 목록화된 희망사항은 더 이상 막연한 감상이 아니라, 검토하고 조정할 수 있는 대상이 됩니다. 그 여성분은 6개월 후에 다시 찾아왔는데, “건강한 식습관” 덕분에 체중이 8kg 줄었고, 에너지가 넘쳐서 일의 효율도 올라갔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말했습니다. “희망사항을 적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달라질 줄 몰랐어요.”
희망사항을 말하는 타이밍과 장소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도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희망사항이라도, 부적절한 상황에서 말하면 상대방에게 부담을 주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회의 시간에 “제 희망사항은 프로젝트를 더 자유롭게 진행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상사에게 도전으로 들릴 수 있습니다. 면접 자리에서 “제 희망사항은 회사의 복지가 더 좋아졌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는 것은 실례입니다. 저는 희망사항을 말할 때 크게 세 가지를 고려하라고 조언합니다. 첫째, 상대방과의 관계입니다. 친한 동료에게는 솔직하게 말해도 되지만, 상사나 고객에게는 더 신중해야 합니다. 둘째, 장소와 상황입니다. 공식적인 자리보다는 비공식적인 자리에서, 업무 중보다는 식사나 커피 타임이 더 적합합니다. 셋째, 표현 방식입니다. “희망사항은 ~입니다”라고 단정하기보다는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처럼 의견을 묻는 형식이 훨씬 부드럽습니다. 이런 세부적인 요소들이 희망사항의 전달력을 크게 좌우합니다. 예를 들어, 연봉 협상 자리에서 “제 희망사항은 연봉 500만 원 인상입니다”라고 말하는 것보다는 “이번 성과를 고려했을 때, 연봉 인상이 가능할지 궁금합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희망사항은 말하는 방식에 따라 ‘요구’가 되기도 하고 ‘소망’이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 차이는 미묘한 언어 선택에서 비롯됩니다. 저는 상담할 때마다 희망사항을 말하는 연습을 시킵니다. 거울을 보면서, 녹음하면서, 그리고 다양한 상황을 가정하면서 말입니다. 희망사항은 머릿속에 있는 한 반쪽짜리입니다. 입 밖으로 나와야 비로소 온전해집니다. 그리고 그 온전한 희망사항은 상대방에게 신뢰를 줍니다.
가장 흔한 실수: 희망사항을 ‘남의 일’로 여기는 것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하나만 꼭 말하고 싶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할 때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희망사항을 ‘남의 일’로 여기는 것입니다. 무슨 뜻이냐면,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갔으면 좋겠다”, “정부가 경제를 살렸으면 좋겠다”, “배우자가 내 마음을 알아줬으면 좋겠다”처럼, 희망사항의 주체를 자기 자신이 아닌 다른 대상에게 두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희망사항을 가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희망사항은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에 있습니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희망을 걸면, 희망사항은 고통으로 변합니다. 실제로 상담을 하다 보면 “제 희망사항은 남편이 술을 끊는 거예요”라고 말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럴 때 저는 되묻습니다. “당신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요?” 그러면 대부분은 “아무것도 없어요”라고 답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남편과의 대화 방식을 바꾼다거나, 함께 상담을 받자고 제안한다거나, 스스로의 생활을 바꾸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많습니다. 희망사항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바꿔야 합니다. “남편이 술을 끊었으면 좋겠다”를 “내가 남편과 술 문제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만들겠다”로 바꾸는 것입니다. 그래야 희망사항이 내 손안에 들어옵니다. 저는 이걸 ‘희망사항의 주체화’라고 부릅니다. 희망사항을 말할 때, 주어가 ‘나는’이 아니라 ‘그는’, ‘그녀는’, ‘회사는’, ‘세상은’이라면 잠시 멈추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 희망사항을 내가 할 수 있는 말로 바꿔보세요. 그렇게 바꾸는 순간, 희망사항은 비로소 현실이 될 준비를 시작합니다. 이것이 제가 수많은 상담을 통해 얻은 가장 소중한 교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희망사항을 이직할 때 말해도 되나요?
네, 말할 수 있지만 상황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면접에서 희망사항을 말할 때는 ‘내가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것’과 연결지어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제 희망사항은 이 팀에서 3년 안에 프로젝트 리더가 되는 것입니다”라고 말하면 긍정적인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연봉이나 복지에 대한 희망사항은 협상 단계에서 말하는 것이 적절합니다.
희망사항이 여러 개일 때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법은?
모든 희망사항을 종이에 적은 뒤, ‘1년 안에’, ‘3년 안에’, ‘언젠가’로 분류해보세요. 그다음 각 항목에 중요도와 긴급도를 1~5점으로 매겨보면 자연스럽게 우선순위가 드러납니다. 저는 상담에서 이 방법을 자주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5개 이하로 줄이는 데 성공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시작할 수 있는 것’을 1순위로 두는 것입니다.
희망사항과 목표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희망사항은 구체적이지 않고 기한이 없는 바람이고, 목표는 구체적이고 측정 가능하며 기한이 있는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부자가 되고 싶다”는 희망사항이고, “3년 안에 연봉 5,000만 원을 모으겠다”는 목표입니다. 희망사항을 목표로 바꾸려면 ‘언제까지’, ‘어떻게’, ‘얼마나’를 정하면 됩니다. 이렇게 바꾸면 행동으로 옮기기 쉬워집니다.
희망사항을 말하면 안 되는 상황은?
상대방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공식적인 자리에서 성과 평가를 하는 중이라면 희망사항을 말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상사에게 ‘제 희망사항은 ~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요구로 들릴 수 있습니다. 희망사항을 말할 때는 상대방의 기분과 상황을 고려하고, ‘~하면 좋겠다’는 식으로 부드럽게 표현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희망사항을 이루지 못했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요?
희망사항을 이루지 못했다면, 그 희망사항이 정말 나에게 중요한 것이었는지 다시 점검해보세요. 때로는 희망사항이 막연한 바람이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희망사항을 더 작은 단계로 나눠서 다시 도전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1년 안에 마라톤 완주”를 실패했다면, “6개월 안에 10km 달리기”로 바꿔보세요. 실패는 희망사항을 조정할 기회입니다.